엘피다 약진에 고민…"장기적 성장이 중요"


세계 2위 D램 기업 하이닉스반도체가 삼성전자와 3위 그룹 경쟁사들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다.

14일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분기 세계 D램 기업 매출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30.3%로 1위, 하이닉스는 19.5%로 2위를 차지했다. 이어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15.4%,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0.9%, 독일 키몬다가 8.9% 점유율을 기록했다.

눈길을 끄는 점은 그동안 엇비슷한 점유율로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였던 해외 3개사의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는 점. 엘피다는 키몬다가 대규모 누적 적자와 기술경쟁력 저하로 부진한 틈을 타 하이닉스와 2위 다툼을 벌일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. 최근 엘피다는 중국에 D램 생산용 300㎜(12인치) 웨이퍼 공장을 신설키로 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.

하이닉스는 전 분기 18.6%였던 D램 점유율을 이번에 19%대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. 그러나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와 불과 3.3%포인트의 점유율 차이를 보이는가 하면, 이후 3분기 연속 20% 이상 점유율을 유지했던 때에 비하면 선두그룹으로서 입지가 축소된 상태.

하이닉스는 청주의 신규 낸드플래시메모리용 300㎜ 웨이퍼 공장 가동이 다소 늦어지면서, 이천 300㎜ 팹의 D램 생산 비중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. 또 국내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의 200㎜(8인치) 웨이퍼 팹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D램 점유율이 다소 주춤한 상태.

하이닉스 관계자는 "하반기부터 청주 낸드플래시 공장이 정상 가동하면서 이천공장의 D램 생산비중을 확대할 수 있을 것"이라며 "자체적으로 중점을 두는 것은 점유율보다 기술경쟁력 제고, 차세대 제품군 확보, 수익성 강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과제들이다"라고 전했다.

이번에 삼성전자는 3분기 연속 30%대의 D램 점유율을 유지하는 한편, 분기 매출이 2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. 불과 2년 전만해도 16%대 점유율로 D램 2위까지 차지했던 키몬다는 최근 여러 악재 속에 점유율이 급격히 추락하는 모습이다.

아이서플라이는 "키몬다가 부진한 가운데 엘피다의 2위 도약을 위한 행보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"고 언급했다. 또 "현재 D램 시장은 '바닥' 상태이나 회복은 예상보다 느릴 것"이라고 전망했다.